우리나라 최초 수목원 ‘홍릉숲’으로 봄 마중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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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연
기사입력 2019-02-27 [12:50]

 우리나라 최초 수목원 홍릉숲으로 봄 마중 가는 길

 

    

홍릉숲에 꽃이 피었다. 워낙 눈이 귀했던 올겨울이라 눈 소식이 반가운 날,

동대문구 청량리동에 자리한 홍릉수목원(홍릉숲)을 찾았다.

지금은 정식 명칭이 국립산림과학원이지만 명성황후의 능이 있던 까닭에 여전히 흥릉으로 불리는 곳이다.

 

 

                             눈 속에 피어난 복수초, 모두에게 복되고 오래 살라는 덕담을 전하는 듯하다

 

1895년 명성황후가 참담하게 죽음을 당한 후, 고종은 애통한 심정으로 평안하고 길한 땅인 청량리를 아내의 안식처로 정했다. 1919년 고종이 67세로 승하하자 남양주 금곡에 능역이 조성되었고, 황후도 황제와 합장하기 위해 22년 만에 홍릉을 떠나 이장되었다.

 

그 후 숲은 1922년 임업시험장이 생기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수목원으로 조성되었다. 현재 홍릉숲엔 국내외 식물 총 2,035(목본 1,224, 초본 811) 2만여 개체가 자라고 있다.

 

혹여 눈 속의 꽃을 볼 수 있을까 설레는 발길로 숲에 들어섰다. 환하게 열린 길을 들어서니 금세 잣나무 향이 폐부에 스민다. 입구 바로 옆에 조성된 침엽수원에 스트로브잣나무와 화백을 비롯한 측백나무류, 메타세쿼이아 등이 겨울 끝자락을 지키고 섰다.

 

오늘의 목표는 복수초. 꽃이 피어 있는 정확한 위치를 몰라도 찾아가는 데 문제없다. 분명히 먼저 꽃을 찾은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어김없이 스마트폰과 카메라로 꽃을 담고 있는 시민들이 보인다. 보호 울타리가 있어서 좀 멀찍이 바라봐야 하지만 덕분에 꽃들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다.

 

 올해는 근처 낙엽 속에도 몇 개체 복수초가 피어나서 한층 반가웠다. 이름이 좀 묘하지만 복수초의 복수福壽. 엄동을 견디고 눈 속에서 피어난 꽃은 모두에게 복되고 오래 살라는 덕담을 전하는 듯하다. 여린 꽃잎 속 수술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금세라도 황금빛 불꽃이 터질 것 같은 램프 같은데 실제로 이 꽃은 자체의 열기로 눈을 녹인다고 한다.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 나무꽃 풍년화, 봄에 일찍 피면 풍년이 온다는 속설이 있다

 

복수초 바로 옆에는 풍년화가 가지마다 꽁꽁 오므리고 있던 꽃망울을 터트려 리본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1931년 우리나라에 들어온 풍년화는 잎보다 먼저 꽃이 피는데 봄에 일찍 피면 풍년이 온다는 기쁜 소식의 전령으로 홍릉숲에서도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나무꽃이다.

 

수목원에는 여러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다. 비운의 역사를 상기시키는 황후의 길은 옛 홍릉 터로 발길을 인도하고, ‘천년의 숲길에서는 습지원과 침엽수원, 활엽수 등 홍릉숲의 다양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문배나무길과 천장마루길, 숲속여행길에도 이내 꽃이 피어나고 푸른 잎이 돋아 모든 길이 금세 싱그러워질 것이다.

 

                         명성황후가 안장되어 있던 터, 이제는 소나무 한 그루 아래 돌비석만이 고즈넉하다

 

황후의 길을 걸어보았다. 고즈넉한 산책로에 아직은 침묵이 깃들어 있어 더욱 호젓하니 좋았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푸르게 자라고 있는 정이품송의 후계목도 만나고 조만간 꽃이 필 여러 종의 매화도 지났다. 무엇보다 홍릉숲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인 반송의 푸르름이 반가웠다. 1892년생인 이 나무는 1922년 홍파초등학교에 있던 30년생 나무를 옮겨 심은 것으로 홍릉숲의 산증인이라고도 불린다.

    

                                        1892년생으로 홍릉숲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인 반송

 

약용식물원의 들꽃들도 아직 기지개를 시작하지 않았다. 또 한 번의 봄을 시작하기 위해 땅 속 깊이에서 분투하고 있는 뿌리들은 이내 무거운 흙을 뚫고 싹을 틔울 것이다. 아직은 춥고 스산하지만 밀려오는 봄이 순식간에 무채색 정원을 푸르고 넘치는 생명력으로 가득 채울 날을 기다린다. 꽃들은 우후죽순 피어날 것이다.

 

                                             숲해설사와 탐방 중인 시민들이 뿔남천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수목원은 평일에는 숲해설가와 함께하는 숲해설 프로그램 참여만 가능하고, 주말에는 자유로이 탐방할 수 있다. 대중교통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도심 숲으로 봄맞이 꽃맞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홍릉수목원

 

  ○위치 : 서울시 동대문구 청량리동 및 성북구 상월곡동 일원

  ○홍릉숲 탐방 예약 : http://www.forest.go.kr/newkfsweb/html/HtmlPage

  ○휴관일 :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문의 : 02-961-2777

 

   출처:120seoulcall written by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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